애플리케이션 엣지 통합: 진화에 관한 연구

F5 에코시스템 | 2021년 6월 07일


비행: 실제로 나타난 수렴 진화

우리 대부분은 하늘을 날 수 있기를 꿈꿔 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진화도 마찬가지였다. 포식자를 피하거나, 먹이를 더 효율적으로 찾거나, 먼 거리를 이동하는 등 비행 능력은 매우 다양한 동물에게 대단히 유용하다는 사실이 거듭 입증되었다. 그 유용성이 워낙 크고 빈번했기에, 진화는 비행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냈다. 오늘날에는 서로 독립적으로 비행 능력을 발달시킨 세 가지 뚜렷한 동물 집단, 즉 곤충과 조류, 포유류(박쥐)를 볼 수 있다. 이 세 집단은 각각 서로 다른 진화 경로를 거쳐 비행 능력을 갖추었으며, 현재의 비행 형태에는 비행 능력을 얻기 전 조상의 형태가 반영되어 있다. 곤충을 예로 들어 보자. 곤충의 조상은 외골격을 지니고 있었는데, 외골격은 밀도가 낮고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방향에 따라 인장 강도가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그 결과 곤충은 비행 능력을 향해 진화하는 과정에서 변형 가능한 날개를 활용했다. 이는 당시 이용할 수 있었던 저밀도와 가변적 인장 강도라는 구성 요소를 활용한 방식이었다. 반면 조류가 비행 능력을 갖추는 여정에서는 깃털의 발달이 핵심적인 "기술"이었다. 이 경우 깃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털과 비슷한 물질이 필요했던 온혈 공룡 집단의 필요에 따라 생겨난 뜻밖의 행운이었다. 깃털이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절묘한 "기술"로 밝혀진 것은 그보다 나중의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 비행 능력을 발달시킨 집단인 박쥐는 활공하던 포유류로부터 점진적으로 진화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아직 수억 년에 걸친 진화적 적응의 혜택을 누리지는 못했다.

이 이야기와 관련해 흥미롭고 주목할 만한 점은, 인류가 마침내 기계를 이용해 실용적인 비행을 실현했을 때 완전히 다른 방식들을 적용했다는 사실이다. 즉,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의 부력을 이용하거나 휘발유 엔진으로 추진되는 고속 익형을 활용한 것이다.

흥미로운 이야기였지만, 이것이 엣지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지난 20년간 애플리케이션 전송이 걸어온 길 역시 수렴 진화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기간 동안 다양한 전송 기술이 개발되었으며, 돌이켜 보면 이 기술들은 모두 오늘날 애플리케이션 엣지로 발전하고 있는 개념을 향한 초기의 태동 단계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초기 기술 중 다수의 전신은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였습니다. 이 기술이 등장하게 된 배경, 말하자면 그 기술의 "진화적 틈새"는 대규모 소비자 고객층에 대용량의 비교적 정적인 데이터(주로 대형 이미지와 스트리밍 오디오/비디오)를 전송해야 할 필요성이었습니다. 해결책은 대용량 데이터 파일의 캐시 사본을 클라이언트 장치와 더 가까운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접근 방식을 통해 컴퓨팅과 대역폭 측면에서 전송 워크로드를 단일 중앙 데이터 센터가 아닌 여러 곳으로 분산하는 동시에, 지연 시간을 줄이고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애플리케이션이 발전하고 일상생활에 긴밀히 통합되면서, 고객의 애플리케이션 사용 경험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연 시간을 줄이고 추가 대역폭을 확보하려는 필요성을 계속해서 촉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 전제는 변화하고 진화했습니다. 기후와 지리가 자연계의 적응을 끊임없이 이끌듯이, 애플리케이션 전송 요구 사항의 변화는 필요한 솔루션의 변화를 이끕니다. 최신 애플리케이션 전송 요구 사항은 기본적인 CDN 시나리오를 훨씬 뛰어넘습니다. 오늘날의 더욱 정교한 사용 사례에서는 단순한 정적 콘텐츠를 전송하는 것 이상이 요구되며, 연산 및 상호작용 측면의 요구 사항도 충족해야 합니다. 화상 회의와 전자 거래가 이러한 고급 요구 사항을 지닌 애플리케이션의 예입니다. 더 넓게 보면, 애플리케이션이 서로 다른 여러 웹 서비스의 결합으로 구성되는 단일 페이지 애플리케이션(SPA) 패러다임으로 향하는 전반적인 추세에 따라,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유지하려면 단순한 정적 스토리지를 넘어서는 더욱 강력한 분산 리소스가 필요합니다. 환경이 이러한 새로운 사용 사례를 향해 "진화"함에 따라, 기존의 여러 시장 솔루션이 새롭고 수익성 높은 이 "진화적 틈새"에 더 잘 부합하도록 적응하며 서로 수렴하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수렴 진화" 개념에 대응하는 기술적 사례입니다.

이러한 기존 솔루션 중 첫 번째는 앞서 언급한 CDN입니다. 기존 사업자로서 이들이 지닌 진화적 ‘강점’은 이미 구축된 수많은 CDN 노드로 이루어진 방대한 인프라입니다. 이들의 ‘진화’ 경로는 기존 노드가 캐시형 스토리지에만 집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파일, 데이터베이스, 객체 스토리지 등 여러 스토리지 기술을 더욱 균형 있게 조합하고, 해당 스토리지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리소스와 결합하는 방향으로 기존 노드를 고도화하는 것입니다.

기존 시장 솔루션 중 두 번째는 퍼블릭 클라우드 제공업체입니다. 이들의 "강점"은 컴퓨팅, 스토리지, 대역폭 리소스로 구성된 견고한 생태계와 이러한 리소스에 적용되는 유연한 사용 모델입니다. 예를 들어 AWS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제공하고, 서버 기반 또는 서버리스 모델로 컴퓨팅 리소스를 사용할 수 있게 하며, ID 및 인증을 처리하기 위한 풍부한 기술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로깅/보고, 시각화, 데이터 모델링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진화적 격차"는 기존 CDN 공급업체만큼 많은 접속 지점을 보유하지 못해 동일한 수준의 광범위한 분산 역량을 누리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접속 지점 규모의 반대편 끝에는 모바일 서비스 제공업체(MSP)가 있으며, 특히 이들이 5G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그 존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형 MSP들은 수만 개의 모바일 접속 지점을 구축할 계획이며, 각 지점은 코어 네트워크로 진입하는 관문 역할을 합니다. 이들은 분산성과 규모라는 ‘강점’뿐만 아니라 이러한 접속 지점에 컴퓨팅 역량과 제한적인 저장 용량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까지 컴퓨팅 및 스토리지의 활용 범위는 MSP 자체의 인프라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데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해결해야 할 ‘격차’는 컴퓨팅 인프라를 외부 애플리케이션에 개방하는 컴퓨팅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여기에 추가적인 스토리지 역량을 보강하는 것입니다.

엣지 그래픽

다시 비행 이야기로—그리고 인간이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한 이유

방금 설명한 여정은 자연스럽고 점진적인 진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진화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1]"—즉, 진화를 뒤흔들어 선형적인 진행 과정을 재검토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인간이 비행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많은 동력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예: 가솔린 엔진)의 개발과, 강하면서도 가벼운 합금을 제작할 수 있는 소재 및 공학 기술이 결합되면서 비행이라는 과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새롭게 구상할 수 있게 되었고, 자연이 비행 능력을 발달시킨 방식과는 달리 "판도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다시 엣지 개념과 연관 지어 보면, 지금까지 애플리케이션 전송에 관한 논의는 "서버" 측 작업, 즉 서버가 요청을 수신하면서 시작되는 전송 체인의 일부를 오프로딩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존 솔루션이 지닌 "진화적 성향"(애플리케이션 서버의 부담을 줄이는 데서 가치를 찾는 방식)으로 인해, 암묵적으로 "클라이언트" 고객의 요청에 대응하는 컴퓨팅 및 콘텐츠 전송 작업을 오프로딩하고 분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지리적으로 분산된 이러한 접속 지점을 서버의 부담을 덜어 주는 컴퓨팅 노드와 캐시, 즉 "애플리케이션 프록시"로만 보지 않고, 들어오는 클라이언트 요청에도 똑같이 주의를 기울여 각 요청을 애플리케이션 요구 사항에 적합한 인프라와 컴퓨팅/캐시 노드에 매핑하는 제어 지점으로도 본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십시오. 예를 들어 클라우드 파일 백업처럼 지연 시간에는 비교적 관대하지만 높은 대역폭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은 온라인 게임처럼 대역폭 요구량은 낮지만 지연 시간에 민감한 애플리케이션과 다르게 라우팅될 수 있습니다. 중앙 데이터 정보센터가 필요한 뱅킹 애플리케이션은 중앙 데이터 센터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제가 "애플리케이션 오케스트레이터"라고 부르는 이 개념은 엣지를 단순히 서버의 부담을 덜어 주는 수단이 아니라, 범용 서버/액세스 노드 환경으로 진입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요소로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도출됩니다.

오니솝터가 아니라 비행기를 만들자

인류가 기계로 새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방식(다빈치의 유명한 "오니솝터")이 아니라, 당시 가장 적합한 기술인 가솔린 엔진과 결합한 에어포일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함으로써 마침내 실용적인 비행을 실현했듯이, 우리도 어디에나 존재하며 분산되어 있고 풍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엣지의 등장에 맞춰 애플리케이션 인프라를 어떻게 새롭게 구상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이 새로운 역량의 위력이 더욱 분명해지고 활용하기도 쉬워지면, 애플리케이션 소유자와 운영자는 애플리케이션 진화 여정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 결과 나타날 "판도를 바꾸는" 사건, 즉 엣지가 단순히 애플리케이션 서버의 프록시나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캐시 역할을 하는 수준에서 완전한 애플리케이션 오케스트레이터로 거듭나는 파괴적 진화는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에 폭발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줄 것이며, 이는 향후 글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을 미리 살펴보며, 엣지를 애플리케이션 오케스트레이터로 활용함으로써 각 애플리케이션이 의도한 동작을 보다 선언적이고 의도 중심적으로 명세하고, 애플리케이션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의 고객 경험을 모두 최적화할 수 있다는 비전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증강 현실 기술을 중시하는 애플리케이션은 지연 시간과 대역폭을 우선하는 정책을 지정할 수 있는 반면, 금융 애플리케이션은 안정성이나 중앙 집중화를 우선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소비자용 IoT 애플리케이션은 운영비(OpEx) 관리에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더 넓게 보면, 엣지의 역할을 확장하고 이를 애플리케이션 오케스트레이터로 활용하는 사고방식을 채택하면 엣지는 보안 정책과 가시성을 구현하기에 적합한 논리적 위치로 자리매김하게 되며, 많은 애플리케이션 소유자가 꿈꾸는 또 하나의 목표인 인프라에 구애받지 않는 애플리케이션 제어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1] 산소 기반 대사의 발달이 좋은 예이지만,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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